본문 바로가기

2. 글 모음/2-1. 조각글 모음3

[조각글] 생떽쥐베리, 어린왕자 - 여우 여우가 나타난 것은 바로 그 때였다. "안녕?" 여우가 인사를 했다. "안녕!" 어린 왕자는 울음을 멈추고 공손히 대답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난 여기 있어. 사과나무 밑에." 조금 전에 들린 목소리였다. "넌 누구니? 참 예쁘게 생겼구나." 어린 왕자가 물었다. "난 여우야." 여우가 대답했다. "이리 와서 나하고 놀자. 난 지금 너무 슬퍼." 어린 왕자가 제안을 했다. "난 너랑 놀 수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거든." 여우가 말했다. "아! 그래." 어린 왕자가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잠시 곰곰이 생각을 하던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길들인다는 말이 무슨 말이지?" (중략) 왕자가 말했다. "나는 친구를 찾고 있어. 그런데 길들인다는 말이 무슨 말이지?" .. 2023. 1. 30.
[조각글] 사랑은 오류, 맥스 슐만 사랑은 오류, 맥스 슐만(Max Shulman) 나는 냉철하고 논리적이었다. 예민함, 신중함, 총명함, 날카로움, 그리고 치밀함-나는 이 모든것의 정수였다. 나의 두뇌는 발전기처럼 강력하고 화학자의 저울처럼 정확했으며, 외과의사의 메스만큼이나 예리했다. 그리고-생각해 보라!-나는 이제 겨우 열여덟 살이었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렇게 탁월한 지성을 갖는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내 대학 새숙사 룸메이트인 피티 벨로우스가 그 좋은 예이다. 우리는 나이도 같고 배경도 같지만 그 녀석은 황소처럼 어리석었다. 좋은 녀석이긴 했지만 이층 머릿속에 든 것이 없었다. 어느 날 오후, 나는 내가 즉시 맹장염이라고 진단을 내릴 정도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피티가 내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움직이지 말.. 2022. 12. 22.
[조각글] 무진기행 그러나 나는 돌아서서 전보의 눈을 피하며 편지를 썼다. '갑자기 떠나게 되었습니다. 찾아가서 말로써 오늘 제가 먼저 가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만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 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바입니다. 간단히 쓰겠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제 자신이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의 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옛날의 저를 오늘의 저로 끌어다 놓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하였듯이 당신을 햇볕속으로 끌어다 놓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할 작정입니다. 저를 믿어 주십시오. 그리고 서울에서 준비가 되는 대로 소식드리면 당신은 무진을 떠나서 제게 와 주십시오. 우리는 아마 행복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쓰고 나서 나는 그 편지를 읽어봤.. 2022. 12. 22.